경기장의 경사로만 접근성이 아니다. 정보의 경사로도 접근성이다. (자료 사진 자리)
[점검 방법] 이 글은 2026년 7월 13일, 대회 공식 누리집 두 곳(전국장애인체전 46회·전국체전 107회, jejusports.kr)의 메인 페이지와 무장애관광 페이지를 브라우저 기반 자동 검사와 수동 확인으로 직접 점검한 결과다. 이미지 대체텍스트, 제목 구조, 입력창 라벨, 반복 영역 건너뛰기(본문 바로가기), 보조 기능 제공 여부를 확인했다. 전문 인증기관의 전체 심사(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전 항목)를 대신하지 않으며, 점검 범위의 한계를 밝혀 둔다.
경기장에 경사로가 있어도, 그 경기장이 어디인지·언제 경기가 열리는지 알 수 없다면 접근성은 완성되지 않는다. 대회 정보의 첫 관문은 지난 2월 개설된 공식 누리집이다. 시각장애인이 스크린리더로, 저시력자가 확대 화면으로, 발달장애인이 쉬운 말로 이 누리집을 이용할 수 있는가 — 이번 회는 그 질문을 코드 수준에서 직접 확인했다.
칭찬부터 — 대체텍스트 100%
결과부터 말하면, 기본기는 예상보다 탄탄했다. 장애인체전 누리집 메인의 이미지 93개, 전국체전 누리집 메인의 이미지 111개 — 합쳐서 204개 이미지 전부에 대체텍스트가 붙어 있었다. 공공·민간을 가리지 않고 대체텍스트 누락이 가장 흔한 웹 접근성 위반임을 생각하면 드문 성적표다. 제목(h1) 구조가 정리되어 있고, 검색창 등 입력 요소에 라벨이 빠짐없이 달려 있으며, 텍스트 없는 깡통 링크도 발견되지 않았다.
내용 면에서도 챙긴 것이 있다. 제주관광 메뉴 아래 무장애관광 페이지는 김녕해수욕장·돌문화공원 등 도내 무장애 관광지들을 휠체어 대여, 장애인 화장실, 장애인 관람석, 경사 구간 같은 편의시설 정보와 함께 안내한다. 대회를 찾는 장애인 가족·관람객에게 실질적으로 유용한 정보다.
그러나 문턱은 첫 화면에 있다
문제는 예상 밖의 자리에 있었다. 두 누리집 모두 '본문 바로가기'(반복 영역 건너뛰기) 링크가 없다. 마우스를 쓰지 않는 사람 — 스크린리더 이용자, 키보드로만 탐색하는 지체장애인 — 은 페이지를 열 때마다 메뉴와 배너를 이루는 링크 180~200여 개를 순서대로 지나야 본문에 닿는다. 본문 바로가기는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KWCAG)의 필수 검사 항목이고, 이 연재를 싣는 우리 사이트를 포함해 대부분의 최근 웹사이트가 첫 요소로 넣는 기본 장치다. 장애인 대회의 공식 누리집에서 이것이 빠진 것은 뼈아프다.
없는 것은 더 있다. 글자 크기 조절 기능이 없다 — 저시력자와 고령 관람객이 가장 자주 쓰는 기능이다. 수어 영상이 없고,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정보 버전도 없다. 웹 접근성 품질인증 마크도 확인되지 않았다. 요약하면, 보이지 않는 코드의 기본기는 갖췄지만 이용자가 체감하는 보조 기능의 층이 통째로 비어 있다.
발표와 실제 — 휠내비길은 어디에
제주도는 2월 누리집 개설을 알리며 휠체어 사용자 길 안내 서비스 '휠내비길'과 제주 여행정보 사이트를 연계해 경기장과 주요 동선 정보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점검에서 둘러본 범위 — 메인 페이지와 무장애관광 페이지 — 에서는 휠내비길 연계 링크나 안내를 찾지 못했다. 다른 하위 페이지에 있을 수 있으나, 있다 해도 찾기 어려운 자리라면 연계의 의미는 줄어든다. 발표된 서비스가 실제로 어디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같은 수준이라는 것의 두 가지 의미
흥미로운 사실 하나. 장애인체전(46회)과 전국체전(107회) 누리집은 같은 틀로 만들어져 접근성 수준이 사실상 동일했다. 두 대회를 차별 없이 같게 만든 것은 평가할 일이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장애인 1만여 명이 주인공인 대회의 누리집이 '보통 수준'에 맞춰져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대회의 이용자 다수가 스크린리더로, 확대 화면으로, 쉬운 말로 정보를 찾는다. 장애인체전 누리집의 접근성 기준은 평균이 아니라 모범이어야 한다.
개선이 필요한 다섯 가지
개막 전에 보완할 수 있는 것들이다. ① 본문 바로가기 링크 추가 — 코드 몇 줄이면 되는, 가장 시급하고 가장 쉬운 개선 ② 글자 크기 조절 기능 제공 ③ 개·폐회식과 주요 경기 중계·영상의 수어통역과 자막 계획 공개 ④ 대회 안내의 쉬운 정보 버전 제공 ⑤ 발표된 휠내비길 연계를 이용자가 찾을 수 있는 자리에 구현. 대회 기간에 하루에도 몇 번씩 조회될 경기 일정·결과 페이지가 스크린리더로 읽히는지도 대회 전 점검이 필요하다.
대회는 6일이지만, 이 누리집이 세우는 기준은 남는다. 제주도가 앞으로 만들 모든 누리집에 "장애인 대회 때는 이렇게 했다"는 선례가 되기 때문이다. 코드의 기본기를 갖춘 만큼, 남은 두 달 동안 이용자가 체감하는 마지막 층을 채우기를 바란다.
공식 누리집 점검 결과 (2026. 7. 13. 기준)
| 대체텍스트 | 이미지 204개 전부 제공 (46회 93개·107회 111개) — 통과 |
|---|---|
| 구조·라벨 | 제목 구조 정돈, 입력창 라벨 완비, 빈 링크 없음 — 통과 |
| 본문 바로가기 | 두 누리집 모두 없음 — KWCAG 필수 항목, 최우선 보완 필요 |
| 보조 기능 | 글자 크기 조절 ×, 수어 ×, 쉬운 정보 ×, 접근성 인증마크 미확인 |
| 무장애 정보 | 무장애관광 페이지 제공(관광지별 편의시설 안내) — 휠내비길 연계는 점검 범위에서 미확인 |
※ 점검: 2026. 7. 13. 공식 누리집(jejusports.kr/46, /107) 메인·무장애관광 페이지 대상 자동 검사+수동 확인. 참고 자료: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KWCAG), 제주도 누리집 개설 보도(연합뉴스, 2026. 2. 2.). 점검 범위의 한계는 본문에 밝혔으며, 잘못 확인된 내용은 바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