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보수 공사와 공인된 접근성 사이에는 서류 한 장의 거리가 있다. (자료 사진 자리)
[점검 방법] 이 글은 2026년 7월 14일, 보건복지부·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 통합 현황 시스템(bf.koddi.or.kr)에서 제주 지역 인증 실적을 직접 조회한 결과다. 이 시스템에 게시된 인증 실적을 기준으로 하며, 시설명 표기 차이 등으로 누락이 있을 수 있다. 확인되는 사실이 다르면 바로잡는다.
경기장의 문턱을 재려면 현장에 가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 가기 전에 열어볼 수 있는 서류가 있다. 국가가 공인하는 접근성 성적표 —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이다. 어린이·노인·장애인·임산부 누구나 시설을 불편 없이 접근·이용할 수 있는지를 공신력 있는 기관이 평가해 최우수·우수·일반 등급을 매기고, 본인증의 효력은 10년간 유지된다. 대회를 두 달 앞두고, 이 인증 데이터베이스에서 제주의 경기장들을 찾아봤다.
조회 결과 — 한 건
결과는 짧다. 주경기장인 강창학종합경기장을 검색하면 나오는 인증 실적은 단 한 건 — "강창학 주 경기장 시설용기구실", 즉 경기장 본체가 아닌 부속 건물이 2025년 9월 22일 받은 예비인증이다. 예비인증은 완공된 건물이 아니라 설계 도면을 심사한 인증으로, 준공 뒤 1년 안에 본인증을 신청하지 않으면 효력을 잃는다.
범위를 넓혀 제주 지역 전체에서 용도가 '운동시설'인 인증 실적을 조회해도 결과는 같았다 — 위의 한 건이 전부다. 대회가 치러질 경기장 40곳 가운데, 이 시스템에서 접근성 인증 이력이 확인되는 경기장 본체는 없다.
왜 이런가 — 법이 만든 공백
이것이 곧 위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핵심은 합법적인 공백이다. 장애인등편의법 제10조의2에 따라 BF 인증이 의무인 것은 국가·지자체 등이 새로 짓거나 전부 개축하는 건축물과 공원 등이다. 1990~2000년대에 지어진 기존 경기장들은 이 의무의 바깥에 있다.
그래서 공백이 생긴다. 제주도는 지금 경기장 곳곳에서 승강기·휠체어리프트·경사로 개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 필요하고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개보수는 아무리 잘해도 법의 인증 대상이 아니다. 공사가 끝났다는 사실과, 그 결과가 장애인이 실제 쓸 수 있는 수준이라는 공인 사이에는 다리가 없다. 3회차에서 본 호텔 조사가 이 간극을 정확히 보여줬다 — 편의시설 '설치율' 88%, 실제 쓸 수 있는 '적정설치율' 79.2%. 설치와 사용 가능 사이의 그 9%p 간극을, 경기장에서는 지금 아무도 공식적으로 재고 있지 않다.
인증은 신청할 수 있다
의무가 아닐 뿐,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BF 인증은 시설의 소유자나 관리자가 임의로 신청할 수 있다 — 도내 공공 경기장의 소유·관리자는 대부분 지자체다. 실제로 시설용기구실의 예비인증은 그렇게 신청된 것이다. 즉 제주도가 마음먹으면, 개보수를 마친 주경기장부터 본인증을 신청해 공인된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
이것이 의미 있는 이유는 대회 뒤에 있다. 본인증의 유효기간은 10년이다. 대회를 계기로 주요 경기장 몇 곳이라도 인증을 받는다면, 그것은 "장애친화도시 실현"이라는 도의 약속이 대회가 끝난 뒤에도 서류로, 등급으로, 10년간 남는 방식이다. 이 연재가 계속 물어온 레거시의 질문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답이기도 하다.
공개가 필요한 다섯 가지
경기장과 관련해 다음 다섯 가지는 대회 전에 공개적으로 확인될 필요가 있다. ① 40개 경기장의 전체 목록 — 공식 누리집의 경기정보 메뉴는 아직 외부 포털로 연결될 뿐, 종목별 경기장 목록을 제공하지 않는다 ② 경기장별 개보수 내역과 완료율 ③ 개보수 결과를 어떤 기준으로 검증하는지 — BF 인증 기준을 준용하는지, 자체 점검인지 ④ 그 점검에 장애인 당사자가 참여하는지 ⑤ 대회 이후 주요 경기장의 BF 본인증 추진 계획. 제주도가 발표하는 대로 이 연재에 반영한다.
대회는 6일이지만, 인증은 10년 남는다. 40개 경기장의 문턱이 실제로 낮아졌는지를 공인해 두는 일 — 그것이 이 대회가 제주에 남길 수 있는 가장 오래가는 기록일지 모른다.
서류로 본 경기장 접근성 (2026. 7. 14. 조회)
| BF 인증 | 국가 공인 접근성 인증 — 최우수·우수·일반 등급, 본인증 유효기간 10년 |
|---|---|
| 조회 결과 | 제주 운동시설 인증 실적 1건 — "강창학 주 경기장 시설용기구실" 예비인증(2025. 9. 22., 한국장애인고용공단) |
| 경기장 본체 | 대회 경기장 40곳 중 인증 이력이 확인되는 본체 건물 없음 (통합 현황 시스템 게시 기준) |
| 법의 공백 | 의무인증은 신축·전부개축 대상 — 기존 경기장 개보수는 인증 대상 아님 (장애인등편의법 제10조의2) |
| 가능한 길 | 소유자·관리자(지자체)가 임의 신청 가능 — 개보수 후 본인증 추진이 대회의 유산이 될 수 있음 |
※ 자료 출처: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통합 현황 시스템(bf.koddi.or.kr, 2026. 7. 14. 조회),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제10조의2,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에 관한 규칙, 제주도 전국체전기획단 발표(경기장 개보수). 조회 범위의 한계는 본문에 밝혔습니다. 이 연재는 '더불어 함께'(dwb.ai.kr)에서 쉬운글 버전으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