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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정보

췌장장애 등록, 제주 당사자에게 "6개월 집중치료" 요건은 문턱인가

23년 만의 장애유형 신설, 7월 1일 시행 — 등록의 관문은 '6개월 집중 인슐린 치료'와 두 번의 C-펩타이드 검사
원정진료가 일상인 제주에서 이 관문까지의 거리를 묻는다

남명우 | 입력 2026. 7. 19.
췌장장애 등록에는 6개월 이상의 집중 인슐린 치료 이력과 두 번의 검사가 필요하다. (자료 사진 자리)

7월 1일부터 '췌장장애'가 열여섯 번째 장애유형으로 등록을 받기 시작했다.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것으로, 장애유형 신설은 2003년 내부장애 5종 추가 이후 23년 만이다.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손상된 당뇨병 — 인슐린이 거의 나오지 않는 1형 당뇨 당사자가 대표적이다 — 이 대상이며, 같은 날 심장·호흡기·간·장루요루 등 기존 내부장애의 인정 기준도 함께 완화됐다(보건복지부 보도자료, 6. 30.).

그런데 판정 기준 원문을 읽어 보면, 등록은 '당뇨 진단서 한 장'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복지부 스스로 "당뇨병 진단만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다. 시행 3주 차, 이 요건이 실제 당사자에게 어떻게 작동할지 — 특히 진료의 상당 부분을 섬 밖에 의존해 온 제주에서 — 복지부 보도자료와 장애정도판정기준 개정안 원문, 공개 보도를 바탕으로 점검했다.

등록의 관문 — 기준을 그대로 읽으면

'장애의 정도가 심한 췌장장애'는 다음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첫째, 진단일 직전 6개월 이상 다회 인슐린 주사요법 또는 인슐린 자동주입기(펌프)를 사용하는 집중 치료를 받았을 것. 둘째, 혈액 내 포도당 농도 140mg/dL 이상인 상태에서 동시에 시행한 검사에서 C-펩타이드(인슐린 분비 지표)가 0.6ng/mL 미만이거나, 단회뇨 C-펩타이드/크레아티닌 비율이 0.2nmol/mmol 미만일 것. 셋째, 이 검사를 최근 6개월 안에 3개월 이상 간격을 두고 두 번 반복해, 그중 양호한 쪽 결과로 판정받을 것.

이 요건은 세 겹의 법령에 나뉘어 있다. 시행령이 '췌장장애'라는 유형을 신설하고, 시행규칙 별표 1(보건복지부령 제1149호, 2025. 12. 31. 공포)이 "만성적인 중증 내분비기능 부전으로 진단받은 사람 중 집중적인 인슐린 치료가 필수적인 사람"이라는 정도 기준을 정하며, 위의 구체적 수치와 기간은 장애정도판정기준 고시가 정한다.

진단할 수 있는 사람도 정해져 있다. 진단 직전 2개월 이상 그 환자를 지속적으로 진료해 온 내과(내분비대사분과) 또는 소아청소년과(내분비분과) 전문의다. 췌장을 이식받은 사람은 '심하지 않은 장애'로 등록되며, 이 경우 진단서와 수술기록지만 내면 된다. 췌장 전체를 절제한 경우는 치료 기간 요건의 예외이고 재판정도 면제된다. 그 밖의 등록자는 2년 뒤 재판정을 받는 것이 원칙이다(상태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되면 제외 가능).

췌장장애 '심한 장애' 판정 기준 (2026. 7. 1. 시행)

치료 이력진단일 직전 6개월 이상 다회 인슐린 주사요법 또는 인슐린 자동주입기 사용
검사 수치혈중 포도당 140mg/dL 이상 상태에서 C-펩타이드 0.6ng/mL 미만 또는 단회뇨 C-펩타이드/크레아티닌비 0.2nmol/mmol 미만
검사 횟수최근 6개월 내 3개월 이상 간격 2회 — 양호한 쪽 결과로 판정
진단 전문의진단 직전 2개월 이상 지속 진료한 내분비 분야 전문의(내과·소아청소년과)
예외·완화췌장 전절제(기간 예외·재판정 면제), 췌장 이식(심하지 않은 장애, 진단서+수술기록지만 제출)
재판정최초 판정일부터 2년 이후(변화 없으면 제외 가능)

1형이냐 2형이냐는 요건이 아니다. 복지부는 "원인질환이 1형인지 2형인지와 관계없이 진단 요건을 충족하면 등록이 가능하다"고 안내한다. 다만 판정기준 개정안(2025. 8. 행정예고)의 진단 시기 조항은 6개월 치료에 더해 자가항체(GAD·IA-2·인슐린·아연수송체8) 검사에서 2종 이상 양성일 것을 함께 적고 있다 — 자가면역으로 인슐린 분비가 파괴됐는지를 확인하는 장치로, 이 조항이 확정 고시에 그대로 담겼다면 자가면역성이 아닌 당뇨는 사실상 진단이 어렵다고 읽힌다. 일부 보도가 이를 "자가항체 양성이면 기간 요건 면제"로 소개했으나 행정예고안 원문의 문장 구조와는 다르다. 확정 고시 원문과 심사 실무에서의 지위는 계속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 기준에는 나름의 논리가 있다. 장애 등록은 '치료해도 회복되지 않는 고착된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이고, 6개월의 치료 이력과 두 번의 검사는 그 고착을 증명하는 장치다. 저혈당 상태에서 수치가 인위적으로 낮게 나오는 것을 막으려고 포도당 140mg/dL 조건을 둔 것도 같은 취지다. 병명이 아니라 상태를 보겠다는 설계다.

그러나 문턱이 되는 지점

문제는 이 증명의 비용을 당사자가 치른다는 데 있다. 진단서 발급일 기준으로 거꾸로 6개월의 집중 치료 이력이 있어야 하고, 그 사이 3개월 간격을 지킨 두 번의 검사 일정을 관리해야 하며, 진단해 줄 전문의와는 2개월 이상의 진료 관계가 쌓여 있어야 한다. 이미 하루 여러 번 인슐린을 주사하며 혈당을 관리하는 사람에게 이것은 작은 일이 아니다.

병원을 옮긴 사람에게는 변수가 하나 더 있다. 복지부 안내에 따르면, 옮기기 전 다른 의사에게 받은 치료·검사를 '6개월 치료'와 '검사'로 인정할지는 옮긴 뒤 진단하는 내분비분과 전문의의 판단에 달렸다. 인정되지 않으면 치료와 검사를 새로 시작해야 한다 — 6개월의 시계가 다시 도는 것이다.

기준 자체가 좁다는 지적은 시행 전부터 학계에서 나왔다. 대한내분비학회 김대중 대정부정책특임이사는 국내 1형 당뇨 당사자를 약 5만 명으로 추산하면서, 현행 기준대로라면 이 가운데 20~30%만 장애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며 "C-펩타이드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 경계선에 있는 환자들이 제도 밖으로 밀려나는 만큼 치료 사각지대를 줄이는 방향으로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헬스경향).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김미영 대표는 제도 신설 자체는 "감격스럽다"고 환영했다(같은 매체). 환영과 우려는 모순이 아니다 — 문이 열린 것과 문턱의 높이는 별개의 문제다.

하나 더 적어 둘 것이 있다. 췌장장애는 보행상 장애 표준 기준표에 들어 있지 않다. 등록하더라도 장애인전용주차구역 표지나 특별교통수단(장애인콜택시) 이용 대상은 아니라는 뜻이다. 받을 수 있는 것은 공공시설 이용료·전기·통신 등 공과금 감면과 각종 세제 혜택이고, 활동지원·장애수당·의료비 지원은 서비스별 요건(종합조사 점수·소득수준 등)을 별도로 충족해야 한다.

제주에서 이 관문까지의 거리

제주의 사정을 겹쳐 보면 질문은 더 구체적이 된다.

제주에는 아직 상급종합병원이 없다. 제주가 서울과 같은 진료권역으로 묶여 있었던 탓인데, 올해 진료권역이 분리되어 12월 지정 결정, 2027년 1월 진료 개시를 목표로 절차가 진행 중이다. 그 사이 도민의 원정진료는 계속돼 왔다. 최근 4년간 14만 명 이상이 섬 밖에서 진료를 받았고, 도외 진료비는 2024년 한 해 2,448억 원 — 항공료·숙박비를 더하면 연 3,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서울신문, 2026. 4.).

췌장장애의 요건은 이 현실과 정면으로 만난다. '진단 직전 2개월 이상 지속 진료한 전문의'와 '3개월 간격 두 번의 검사'는 한 병원과의 꾸준한 관계를 전제하는데, 서울의 병원에서 치료를 이어 온 도민에게 그 병원은 비행기 너머에 있다. 검사 두 번이 곧 두 번의 상경일 수 있고, 도내 병원으로 옮겨 진단받으려면 이전 치료·검사의 인정 여부가 새 전문의의 판단에 달린다.

도내에서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알려 주는 자료는 있다. 복지부는 보도자료에 '췌장장애 진단 가능한 의료기관 목록'을 별첨으로 붙였고, 전국 478곳(내과 303곳, 소아청소년과 175곳)이라는 집계도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제주 소재 기관이 몇 곳인지 도 차원에서 정리해 안내한 자료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도내 당사자 규모와 시행 이후 등록 신청 현황도 공개된 것이 없다.

공개되면 좋을 네 가지

이 기사는 다음 네 가지가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적어 둔다. 첫째, 복지부 별첨 목록 가운데 제주 소재 진단 가능 의료기관이 몇 곳이고 어디인지 — 도·보건소 차원의 안내. 둘째, 도내 등록 신청·처리 현황(월별). 셋째, 학교에 다니는 소아·청소년 당사자를 위한 교육청·학교 차원의 안내 계획 — 혈당 측정과 인슐린 주사를 눈치 보지 않고 할 수 있는 환경은 등록 제도와 함께 가야 한다. 넷째, 12월로 끝나는 대입·취업 우선심사의 도내 이용 실적과 연장 여부. 공개되는 대로 이 글에 반영한다.

신청은 이렇게

의료기관에서 장애정도 심사용 진단서·검사기록지·진료기록지 사본을 발급받아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행정복지센터)에 제출하면 국민연금공단이 심사한다. 췌장 이식자는 진단서와 수술기록지만 내면 된다. 대입·취업을 앞둔 신청자는 재학·졸업(예정)증명서, 워크넷 구직등록확인서, 면접확인서, 공무원·공공기관 채용시험 응시원서 접수증 등을 함께 내면 15일 이내 우선심사를 받을 수 있다(2026년 12월까지). 문의는 읍면동 주민센터, 국민연금공단(1355), 보건복지상담센터(129),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044-202-3280).

※ 자료 출처: 보건복지부 보도자료(2026. 6. 30. 석간, 붙임 질의응답·홍보물 포함),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개정문(보건복지부령 제1149호, 2025. 12. 31. 공포), 「장애정도판정기준 일부개정 고시안」 행정예고 원문(2025. 8.), 비마이너·헬스경향·사이드뷰 보도, 서울신문·헤드라인제주(제주 진료권역·원정진료). 자가항체 요건의 확정 고시 반영 여부 등 추가로 확인되는 내용은 이 글에 반영합니다.

췌장장애라는 새로운 장애 등록이 생겼어요

췌장은 우리 몸에서 인슐린을 만드는 기관이에요.
인슐린이 안 나오면 혈당 조절이 어려워요.
1형 당뇨가 있는 사람이 그래요.

7월 1일부터 이런 사람은 '췌장장애'로 장애 등록을 할 수 있어요.
23년 만에 새로 생긴 장애 종류예요.

그런데 조건이 있어요.
인슐린 치료를 6개월 넘게 열심히 받았는데도 인슐린이 거의 나오지 않아야 해요.
피 검사나 소변 검사로 확인해요.
검사는 두 번 받아야 해요. 검사와 검사 사이는 3개월 넘게 벌려야 해요.
그리고 나를 2개월 넘게 진료한 전문 의사 선생님이 진단서를 써 줘야 해요.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병원에 여러 번 가야 해요.
제주에는 큰 병원이 부족해서 비행기를 타고 서울 병원에 다니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 사람에게는 더 힘들 수 있어요.

등록하면 전기요금, 통신요금 같은 것을 깎아 줘요.
그런데 장애인콜택시와 장애인 주차 표지는 이 장애로는 이용할 수 없어요.

대학 입학이나 취업을 앞둔 사람은 빨리 심사해 주는 제도가 있어요. 12월까지예요.

신청은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해요.
궁금하면 국민연금공단 1355나 보건복지상담센터 129로 전화하세요.

어려운 말 풀이

췌장
인슐린을 만드는 몸속 기관
인슐린
혈당(피 속의 당분)을 조절해 주는 호르몬
C-펩타이드
인슐린이 얼마나 나오는지 알려 주는 검사 수치
진단서
의사가 병이나 장애를 확인해서 써 주는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