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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정보

"우리는 이런 거 할 기회가 없거든요" — 수상휠체어가 연 바다, 표선에서 이호테우까지

여고생들의 동아리 프로젝트가 시(市)의 시범사업이 되기까지 3년
장비는 늘었지만 지난해 이용은 25건 — 바다 다음에는 샤워실이라는 문턱이 있다

남명우 | 입력 2026. 7. 28.
물에 뜨고 모래 위를 구르는 휠체어 — 신청서 한 장이면 무료다. (자료 사진 자리)

*이 글은 현장 취재가 아니라, 2024년부터 올여름까지 공개 보도에 기록된 장면과 발언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모든 따옴표는 해당 보도의 재인용이며 출처를 함께 적습니다.*

2024년 8월,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해수욕장. 좌하지를 절단한 송윤호 씨(당시 75세)가 물에 뜨는 수상휠체어에 올라 백사장을 지나 바다로 들어갔다. 물 밖으로 나온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냥 막 좋았어, 진짜 좋았어요.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지."(경향신문, 2024. 8. 31.) 백사장 면적 16만 제곱미터의 그 넓은 바다에, 그때까지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이 물에 들어갈 길은 없었다.

이듬해 여름 그는 다시 바다에 있었다. 이번에는 파도를 탔다. "파도 타는 거, 겁나는 부분도 있고 해서 더 스릴 있게 느껴졌습니다. 우리, 특히 장애인들은 이런 거 할 기회가 없거든요."(KBS, 2025. 8.) 감격의 말로 들리지만, 문장의 무게는 뒤쪽에 있다 — 기회가 없었다는 것. 좋아서 한 말이 아니라, 없어서 한 말이다.

시작은 여고생들의 프로젝트였다

표선의 바다가 열린 출발점은 행정이 아니었다. 표선고등학교 인권동아리 '이끼' 학생들이 무장애 해수욕장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카카오와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 사업에 선정돼 수상휠체어 2대와 이동용 매트를 마련했다(오마이뉴스 2024. 8. 5.·경향신문 2024. 8. 31.). 동부종합사회복지관 표선센터가 협력했고, 2024년 8월 표선 하얀모래축제에서 첫 시연이 이뤄졌다.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자리에는 각자의 경험이 있었다. 한 학생은 휠체어를 이용하던 외할아버지의 사고 경험을 말했고, "장애인이면 집에만 있으라는 댓글"을 봤던 기억을 말한 학생도 있었다(경향신문). 2025년 여름 표선에서는 지역 축제 추진위원회가 함께하는 첫 '무장애 해수욕장 축제'(8. 5.~31.)가 열렸다. 추진위원은 "우리 장애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해수욕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고, 참여 학생은 "무장애 관광이라는 게 단순히 장애인분들만 아니라 모든 교통약자분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KBS, 2025. 8.).

올여름, 바다가 하나 늘었다

그리고 올해, 제주시가 이호테우해수욕장에서 '무장애 해수욕장'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예산 1,120만 원으로 국내 체형에 맞춘 수상휠체어 2대(최대 하중 120킬로그램)와 구명조끼를 배치했고, 개장 기간(6월 24일~9월 6일) 동안 해수욕장 종합상황실에서 신청서만 쓰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JIBS 2026. 6. 17.·경향신문 2026. 7. 27.). 제주시 관계자는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이용 현황과 만족도를 분석해 다른 해수욕장으로의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JIBS).

여고생들의 동아리 프로젝트가 3년 만에 시의 시범사업이 된 것이다. 남쪽의 표선과 북쪽의 이호테우 — 올여름 제주에서 휠체어로 들어갈 수 있는 바다는 두 곳이 됐다.

수상휠체어 이용 안내 (2026년 여름)

이호테우해수욕장수상휠체어 2대(최대 하중 120kg)·구명조끼 — 개장 기간 6. 24.~9. 6., 종합상황실에서 신청서 작성 후 무료 이용(제주시)
표선해수욕장2024년부터 수상휠체어 운영(서귀포시 지역) — 이용 문의는 해수욕장 운영본부
비용무료
함께 확인할 것장애인 주차구역·접근로·화장실 등은 방문 전 확인 권장 — 샤워 시설 관련 아래 참조

숫자가 말하는 다음 문턱

다만 숫자는 아직 조용하다. 표선의 수상휠체어는 지난해 25건 이용됐다(경향신문, 2026. 7. 27.). 장비가 있어도 이용이 따라오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행정 담당자의 진단이 보도에 남아 있다 — "수상휠체어가 있어도 수영 후 샤워가 어려워 적극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가족 샤워실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경향신문). 바다에 들어가는 문은 열렸는데, 나와서 씻을 자리가 없다. 접근권은 이렇게 사슬처럼 이어져 있어서, 한 고리가 열려도 다음 고리가 닫혀 있으면 전체가 닫힌 것과 같다.

알릴 길도 남은 과제다. 수상휠체어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당사자가 미리 알 수 있어야 이용이 생긴다. 도 접근성 포털 '이지제주'에 이호테우해수욕장이 관광지로 등재돼 있는 만큼, 수상휠체어 운영 정보까지 접근성 정보망에 실리는 것이 다음 걸음이 될 것이다.

3년 전 여고생들이 물었던 질문은 아직 유효하다 — 모두의 바다인가. 두 곳의 바다가 열렸고, 남은 계절 동안 그 바다는 신청서 한 장으로 열린다. 시범사업의 다음 페이지가 세 번째 바다가 될지, 여름이 끝난 뒤의 이용 집계와 함께 지켜본다.

※ 자료 출처: 경향신문(2024. 8. 31. / 2026. 7. 27.), 오마이뉴스(2024. 8. 5.), JIBS(2026. 6. 17.), KBS(2025. 8., 제주시장애인지역사회통합돌봄지원센터 전재본), 이지제주 등재 정보(2026. 7. 28. 열람). 모든 장면과 발언은 공개 보도 재인용이며 직접 취재가 아니다. 표선해수욕장의 2026년 운영 기간·문의처는 공식 안내가 확인되는 대로 이 글에 반영합니다.

휠체어를 타고 바다에 들어갈 수 있어요

여름이에요. 바다에서 물놀이하기 좋은 때예요.

그런데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은
모래밭을 지나 바다에 들어가기 어려웠어요.
보통 휠체어는 모래에 바퀴가 빠지고,
물에 뜨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수상휠체어'가 생겼어요.
모래 위에서도 잘 굴러가고, 물에 뜨는 특별한 휠체어예요.

제주에는 수상휠체어가 있는 바다가 두 곳 있어요.
표선해수욕장과 이호테우해수욕장이에요.
돈은 안 내요. 바닷가에 있는 안내소에서
신청서만 쓰면 빌릴 수 있어요.
이호테우해수욕장은 9월 6일까지 빌려줘요.

이 일은 표선의 고등학생들이 시작했어요.
"장애가 있는 사람도 바다에서 놀 수 있어야 해요"라고
먼저 말하고 준비했어요.

수상휠체어를 타고 바다에 들어간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했어요.
"정말 좋았어요. 우리는 이런 거 할 기회가 없거든요."

아직 아쉬운 것도 있어요.
물놀이가 끝나고 씻을 수 있는
편한 샤워실이 부족해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오지 못하고 있어요.

올여름, 바다에 가고 싶다면 기억하세요.
표선과 이호테우에 수상휠체어가 있어요.

어려운 말 풀이

수상휠체어
물에 뜨고 모래 위에서도 굴러가는 특별한 휠체어
무장애
장애가 있는 사람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것
교통약자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 나이 든 사람, 아기와 함께 다니는 사람처럼 이동이 불편한 사람
시범사업
잘 되는지 알아보려고 먼저 작게 해 보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