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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조례가 아니라 예산이다 — 제주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의 다음 관문

6월 상임위를 통과한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지원 조례」 — 장애계가 말하는 필요 예산은 연 20억 원, 결정은 지금 진행 중인 2027년 본예산 편성에서 난다
민간의 표준사업장 쏠림 논의와 같은 질문, 일자리의 질과 지속성

남명우 | 입력 2026. 8. 24.
조례가 만드는 것은 근거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예산이다. (자료 사진 자리)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는 지난 6월 10일 「제주특별자치도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지원 조례안」(김경미 의원 대표발의)을 의결했다(헤드라인제주·제주투데이). 권리옹호 활동, 장애인식 개선 교육, 문화예술 활동을 사회적 가치가 있는 노동으로 인정하고, 지원계획 수립과 수행기관 지정·지원의 근거를 두는 내용이다. 당시 보도 기준으로 조례안은 6월 17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었다 — 공포 여부는 이 글 시점의 공개 검색으로 대조되지 않아, 확인되는 대로 반영한다.

김경미 의원은 "고용이 취약한 중증장애인에게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제공해 노동권을 보장"하는 취지라고 밝혔고, 제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장애인을 보호와 시혜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정책이라며 환영했다(제주투데이·헤드라인제주). 부모연대 제주지부 등 장애계 단체들의 환영 성명이 잇따랐다(뉴스N제주·서귀포방송).

관문은 지금부터다 — 연 20억 원의 산수

그러나 조례는 일자리를 직접 만들지 않는다. 조례가 만드는 것은 근거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예산이다. 제주장차연은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100명 규모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인건비, 근로지원인 지원비, 직무개발비, 운영관리비를 포함해 연간 최소 2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밝혀 왔다(제주투데이·헤드라인제주 — 단체 추산).

그 결정이 나는 자리가 바로 지금이다. 지방자치단체의 다음 해 본예산은 하반기에 집행부가 편성하고 연말 도의회가 심사한다. 2027년 제주도 본예산에 이 사업이 담기는지, 담긴다면 몇 명 규모·얼마로 담기는지 — 조례의 성패는 사실상 이 편성 국면에서 갈린다. 조례에 담긴 '지원계획 수립'과 '수행기관 지정'이 작동하려면 첫 예산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교훈 — 조례 없는 사업, 예산 없는 조례

이 대목에서 서울의 일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는 2020년 전국 처음으로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를 시작했다가 2023년 말 사업을 폐지했고, 최중증장애인 노동자 400명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었다(비마이너·경향신문). 조례 같은 제도적 근거 없이 시책 사업으로 운영되던 일자리는 시정 방향이 바뀌자 사라졌다. 장애계가 권리중심 일자리의 '제도화' — 조례와 특별법 — 를 요구해 온 배경이다(비마이너). 광주 남구 등에는 같은 이름의 조례가 이미 있다(국가법령정보센터 자치법규).

제주의 조례는 그 교훈 위에 서 있다. 다만 교훈은 절반만 배우면 위험하다 — 조례가 없어 사라진 것이 서울의 일이라면, 조례가 있어도 예산이 비면 시작조차 못 하는 것이 다음에 올 수 있는 일이다. 종이 위의 권리와 작동하는 권리 사이에 있는 것이 예산 항목 한 줄이다.

한눈에 보기 — 조례에서 일자리까지, 남은 관문

2026. 6. 10.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 조례안 의결(김경미 의원 대표발의)
2026. 6. 17.본회의 처리 예정(당시 보도 기준 — 공포 여부 확인되는 대로 반영)
필요 예산100명 규모 연 최소 20억 원(제주장차연 추산 — 인건비·근로지원인·직무개발·운영관리)
다음 관문2027년 본예산 편성(하반기)과 연말 도의회 심사 — 반영 여부·규모가 관건
참고서울시: 2020년 시작 → 2023년 말 폐지, 400명 해고(제도적 근거 부재) / 광주 남구 등 동명 조례 존재

민간에서도 같은 질문 — 표준사업장 쏠림 논의

공공일자리의 예산 논의는 민간 고용의 논쟁과 나란히 놓고 볼 때 뜻이 분명해진다. 지난 8월 20일 서울 이룸센터에서 열린 RI Korea·국회 정책간담회에서 황의태 우석대 교수는 "장애인 통합고용이 국제적 기조와 법의 취지에 부합함에도 현재는 직접고용보다 분리고용이 유리한 구조"라며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에 집중된 인센티브의 재조정을 제안했다. 고용노동부는 "기업 직접고용 확대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답했고,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는 부담금 제도 개선 필요성이 지적됐다(더인디고, 2026. 8. 21.).

민간에서는 인센티브가 분리고용으로 쏠리고, 공공에서는 중증장애인 일자리의 예산이 불확실하다 — 두 논의는 결국 같은 질문을 향한다. 고용이 가장 어려운 사람의 일자리를 누가, 어떤 구조로, 얼마나 지속가능하게 책임질 것인가. 기존 고용 제도의 바깥에 놓인 중증장애인 다수를 위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권리중심 일자리 진영의 오랜 주장이다(비마이너).

확인되어야 할 것

이 글은 네 가지가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적어 둔다. 첫째, 조례의 본회의 의결·공포 사실과 시행일. 둘째, 2027년 본예산 편성안에 이 사업이 담기는지와 그 규모(인원·금액). 셋째, 수행기관 지정·공모의 일정과 기준. 넷째, 도가 구상하는 직무 설계 — 권리옹호·인식개선·문화예술이라는 조례의 직무가 실제 어떤 일로 구체화되는지. 예산안이 도의회에 제출되는 연말 심사 국면에서, 이 글은 후속으로 이어진다.

※ 자료 출처: 제주투데이(2026. 6. 13.), 헤드라인제주, 뉴스N제주, 서귀포방송, 더인디고(2026. 8. 21.), 비마이너, 경향신문(2024. 1. 27.), 국가법령정보센터 자치법규(2026. 8. 24. 열람). 모든 발언은 공개 보도 재인용이며 직접 취재가 아니다. 연 20억 원은 도의 산정이 아니라 제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추산이다. 조례의 본회의 의결·공포 여부와 2027년 예산 반영 내용은 확인되는 대로 이 글에 반영합니다.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약속은 만들어졌어요 — 이제 돈이 필요해요

일하기가 가장 어려운 중증장애인을 위해
제주에서 새 규칙(조례)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이 일자리는 조금 특별해요.
장애인의 권리를 알리는 일,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교육,
문화예술 활동 — 이런 것도
소중한 '일'로 인정하는 일자리예요.

그런데 규칙만으로는 일자리가 생기지 않아요.
사람을 뽑고 월급을 주려면 돈(예산)이 필요해요.
장애인 단체들은 "100명이 일하려면
1년에 20억 원이 필요해요"라고 말해요.

내년에 쓸 돈을 정하는 회의가
올해 말에 열려요.
거기에 이 일자리의 돈이 들어가야
내년에 진짜 일자리가 생겨요.

서울에서는 이런 일자리가 있었는데
돈과 규칙이 튼튼하지 않아서 없어졌고,
400명이 일자리를 잃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제주의 규칙과 돈이 더 중요해요.

우리는 돈이 정해지는 과정을
계속 지켜보고 알릴게요.

어려운 말 풀이

조례
도(지역)에서 만드는 규칙, 법과 비슷해요
예산
나라나 도가 일을 하려고 미리 정해 두는 돈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장애인의 권리를 알리는 활동을 '일'로 인정하고 월급을 주는 일자리
중증장애인
장애의 정도가 심해서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
본회의
도의회 의원이 모두 모여서 마지막으로 결정하는 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