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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4·3 수어해설, 실내 전시관에서 야외 학살터로

제주도수어통역센터 신규 4곳 발표 — 섯알오름 학살터·백조일손역사관 포함
다만 공개 웹판에서 확인되는 신규분은 아직 한 곳이다

남명우 | 입력 2026. 8. 30.

제주특별자치도수어통역센터(센터장 민태희)는 도내 관광지·문화공간 수어해설 영상 사업의 올해 신규 제작분에 제주예비검속 백조일손역사관과 섯알오름 학살터를 포함해 제작·배포했다고 8월 28일 밝혔다. 함께 제작된 곳은 제주별빛누리공원과 서귀포시천문과학문화관이며, 제주돌문화공원 안 설문대할망전시관은 세부 해설 영상이 추가됐다.

이용 방법은 관광지 매표소와 관람 공간에 붙은 QR 안내판을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는 것이다. 한국수어와 함께 국제수화 해설도 제공된다. 같은 해설은 센터가 운영하는 '탐나는 수어'(JEJU SIGN LANGUAGE) 앱과 웹(jejuslc-trip.com)에서도 볼 수 있다.

이용 안내 — 수어해설 보기
어떻게: 매표소·관람공간의 QR 안내판을 스마트폰으로 스캔
또는: '탐나는 수어' 앱(구글플레이·앱스토어) 또는 웹 jejuslc-trip.com
언어: 한국수어, 국제수화
앱 기능: 관광지 검색, 내 주변 검색(위치 기반), QR 검색, AR 검색

4·3 유적의 수어해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사업은 2019년 도내 공영관광지 15곳에서 시작해 2020년부터 제주특별자치도 관광진흥기금 지원을 받고 있다. 2021년까지 20개소 120여 편이던 것이 2026년 8월 기준 41개소 341편(한국수어·국제수화)으로 늘었다.

그 축적 속에 4·3을 다루는 곳은 이미 들어와 있었다. 8월 30일 '탐나는 수어' 공개 웹판에서 확인한 결과, 4·3평화공원은 전시물별 세부 해설을 포함해 21건, 너븐숭이4·3기념관은 3건이 등재돼 있고 각각 수어해설 영상이 연결된다. 인근 태평양전쟁 유적인 알뜨르비행장과 셋알오름 일제 진지동굴, 제주평화박물관에도 해설 영상이 붙어 있다. [확인·자체 조회]

그러므로 이번 발표는 4·3 유적에 수어해설이 처음 놓였다는 소식이 아니다. 놓이는 자리가 달라졌다는 소식이다.

달라지는 자리

기존 등재분은 대체로 실내 시설이다. 4·3평화공원과 너븐숭이4·3기념관, 제주평화박물관 모두 전시관을 갖췄고 관람 동선과 매표소가 있다. QR 안내판을 붙일 벽면과 관리 주체가 이미 있는 곳이다.

이번에 더해졌다고 발표된 두 곳은 성격이 다르다.

섯알오름 학살터는 서귀포시 대정읍의 야외 유적이다. 태평양전쟁 말기 알뜨르비행장과 연결된 탄약고 터였고, 1945년 9월 말 미군 무장해제반의 폭파로 생긴 웅덩이가 뒷날 총살 장소가 됐다. 1950년 8월 20일 모슬포경찰서에 예비검속됐던 주민들이 이곳에서 재판 절차 없이 총살당하고 암매장됐다. 전시관도 매표소도 없는 들판이다.

백조일손역사관은 그 학살터에서 멀지 않은 대정읍 상모리, 백조일손 묘역 옆에 2024년 8월 문을 열었다. 전시실·영상실·위패봉안실·자료실을 갖춘 331㎡ 규모의 단층 건물로, 유족들이 1956년 132구의 유해를 수습해 함께 모신 묘역의 내력과 진실규명 과정을 담고 있다. '백조일손(百祖一孫)' — 뼈가 엉겨 구분할 수 없게 된 조상 백여 명의 자손은 모두 한 자손이라는 뜻으로 유족들이 지은 이름이다. 도가 운영하는 공영 관광지가 아니라 유족회가 지켜 온 공간이다.

야외 유적과 유족회 공간까지 해설이 들어간다는 것은, 안내 인력이 상주하지 않고 전시 패널만 서 있는 자리에서도 농인 방문객이 설명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문자 안내가 있으니 충분하다고 여기기 쉽지만, 한국수어는 한국어와 문법 체계가 다른 별개의 언어다. 한국수어가 제1언어인 농인에게 한국어 문장으로 된 안내판은 모어가 아닌 언어로 된 안내문에 가깝다.

확인해 보니 — 아직 한 곳

발표 이틀 뒤인 8월 30일, '탐나는 수어' 공개 웹판을 조회한 결과는 발표 내용과 달랐다.

신규 4곳 가운데 제주별빛누리공원은 수어해설 관광지 항목으로 등재돼 있다. 돌문화공원의 설문대할망 세부 해설도 확인된다. 그러나 백조일손역사관과 서귀포시천문과학문화관은 검색되지 않는다. 섯알오름은 한 건이 나오지만 수어해설 관광지가 아니라 지명·낱말을 모은 '생활과 삶' 항목이며, 주소·연락처·해설 영상이 붙어 있지 않다. [확인·자체 조회]

웹판 갱신이 앱이나 현장 QR보다 늦을 수 있으므로 이것을 미제작의 근거로 읽을 수는 없다. 다만 발표 시점에 이용자가 웹으로 찾을 수 있는 신규분은 한 곳이었다는 사실은 그대로다. 센터가 제작 완료 시점과 게시 시점을 함께 밝히면 해소될 문제다.

공개되지 않은 것들

두 유적 영상의 편수와 길이, QR 안내판의 설치 위치와 시점, 사업 예산 규모는 공개된 것이 확인되지 않는다. 학살 현장을 다루는 해설문의 작성과 감수에 농인 당사자나 4·3 유족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했는지에 대해서도 공개된 설명은 확인되지 않는다.

센터는 앞서 2019~2020년 관광 수어 표준화를 위한 『제주가 보인다 여행수어』 1·2권을 펴내며 어문학자·수어학자·수어통역사·농인으로 구성된 '제주수어말뭉치연구회'의 감수를 받은 바 있다. 다만 이는 관광 용어 표준화 작업에 대한 것으로, 이번 4·3 유적 해설 영상의 감수 체계와 같은 것인지는 공개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민태희 센터장은 제주도민일보에 "일반적인 관광지를 넘어 제주의 역사적 아픔이 서린 유적지와 전문적인 과학문화 공간까지 수어로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수어 해설 콘텐츠를 꾸준히 확대해 농인 관광객들이 차별 없이 제주의 모든 것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무장애 관광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센터와 제주도는 제작된 지 여러 해가 지난 관광지 수어해설 영상을 순차적으로 갱신하고, 지질공원과 역사·문화 콘텐츠로 제작을 이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갈래의 재원

이 사업의 재원은 하나가 아니다. 해설 영상 제작은 제주특별자치도 관광진흥기금 지원을 받는다. 반면 해설을 담아 내보내는 '탐나는 수어' 앱은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삼성전자의 후원으로 센터가 개발했다고 앱 화면에 표기돼 있다.

영상은 관광 예산이, 그것을 전달하는 통로는 민간 후원이 맡고 있는 구조다. 관광 코스에 놓이지 않은 4·3 유적이 어떤 순서로 남게 되는지, 민간 후원이 끝난 뒤 앱의 유지·갱신은 어느 예산이 맡는지 — 두 물음 모두 이번 발표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판정형 팩트체크
· 신규 4곳 제작 발표와 설문대할망 세부 영상 추가 — 확인(단일)
· 누적 41개소 341편, 2020년부터 관광진흥기금 지원 — 확인(단일)
· 4·3평화공원 21건·너븐숭이4·3기념관 3건 기존 등재, 각 해설 영상 연결 — 확인(자체 조회)(탐나는수어 웹판 전수 조회, 2026. 8. 30.)
· 신규 4곳 중 웹판 확인은 제주별빛누리공원 1곳, 섯알오름은 '생활과 삶' 지명 항목 — 확인(자체 조회)
· 웹판 미등재 = 미제작 — 주의(웹 갱신이 앱·현장 QR보다 늦을 수 있어 본문에서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 '탐나는 수어' 앱 후원(사랑의열매·삼성전자) — 확인(복수)(앱 화면 표기 직접 확인)
· 섯알오름 학살 개요, 백조일손역사관 개관·규모·유해 132구 수습과 명칭 유래 — 확인(복수)
· 예비검속 인원과 4·3 유적 총수 — 주의(자료마다 집계가 달라 본문에 구체 수치를 넣지 않았습니다)
· 영상 편수·길이, QR 설치 시점, 예산 규모, 해설문 감수에 농인 당사자·4·3 유족 참여 여부 — 공개된 자료 없음

※ 자료 출처: 제주도민일보(2026. 8. 28.) · 이슈제주(2022. 1. 26.) · 제주일보(2020. 2. 9.) · 경향신문(2024. 8. 25.) · 디지털서귀포문화대전 ·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 탐나는수어 수어해설 관광지 목록(2026. 8. 30. 전수 조회). 센터장 발언은 제주도민일보 보도를 다시 옮긴 것이며, 그 밖의 인터뷰 인용은 없습니다. 웹판 등재 상황은 바뀔 수 있으며, 백조일손역사관·서귀포시천문과학문화관의 등재가 확인되면 이 글에 [갱신] 표시와 날짜를 남깁니다. 잘못된 내용이 확인되면 지우지 않고 [정정] 표시와 날짜를 남깁니다.

4·3 유적지에서 수어로 설명을 볼 수 있어요

제주에는 4·3 때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장소가 있어요. 서귀포시 대정읍의 섯알오름과 백조일손역사관이 그런 곳이에요.

제주도수어통역센터는 이 두 곳에 수어 영상을 만들었다고 8월 28일에 알렸어요. 수어는 농인이 쓰는 말이에요. 소리가 아니라 손과 표정으로 하는 말이에요.

보는 방법은 이래요. 첫째, 그곳에 붙어 있는 QR 그림을 찾아요. 둘째, 휴대전화로 QR을 비춰요. 셋째, 수어로 설명하는 영상이 나와요. '탐나는 수어'라는 앱으로도 볼 수 있어요.

4·3을 알려 주는 수어 영상은 예전에도 있었어요. 4·3평화공원과 너븐숭이4·3기념관에 이미 있어요.

이번에 새로 생긴 곳은 건물 안이 아니라 들판에 있는 곳이에요. 이런 곳에는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을 때가 많아요. 그래서 수어 영상이 더 필요해요.

한 가지 아직 모르는 것도 있어요. 8월 30일에 앱에서 찾아보니 새로 만들었다고 한 네 곳 중 한 곳만 나왔어요. 나머지는 아직 앱에 올라오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어려운 말 풀이

수어
농인이 쓰는 말. 손 모양과 표정, 움직임으로 뜻을 전해요. 한국어와는 문법이 다른 별개의 언어예요
농인
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수어를 제1언어로 쓰는 사람
국제수화
나라가 다른 농인끼리 만났을 때 쓰는 공통 수어
QR 코드
네모난 점무늬 그림. 휴대전화로 비추면 영상이나 누리집으로 연결돼요
4·3 유적지
1947~1954년 제주 4·3 때 일이 벌어진 장소를 기억하기 위해 남긴 곳
예비검속
1950년 한국전쟁 직후, 재판도 없이 사람들을 미리 잡아 가둔 일
백조일손
'백 명의 할아버지에 한 자손'이라는 뜻. 뼈가 섞여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되자, 유족들이 모두 한 집안이라며 지은 이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