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부모에게 상담 비용을 대는 바우처가 있다. 지난 5년간 이 바우처의 38%가량은 쓰이지 않았다. 신청자는 5년 사이 77.2% 늘었는데, 정작 생성된 바우처는 절반 조금 넘게만 상담으로 이어졌다.
최근 열흘 사이 공개된 자료들을 '자격·공급·도달' 세 축으로 놓고 보면 같은 구조가 반복된다. 자격이 있어도 제도에서 배제되는 경우, 자격이 있어도 서비스를 제공할 기관이 지역에 없는 경우, 그리고 자격도 있고 돈도 나왔는데 그 서비스가 사람에게 닿지 않는 경우. 이 글은 세 번째 축인 '도달'을 다룬다.
5년 동안 쓰이지 않은 30억원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 보건복지위)이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서 제출받아 9월 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발달장애인 부모상담지원서비스의 바우처 생성액은 총 81억6200만원, 실제 이용액은 50억9900만원으로 62.1%였다. 생성된 바우처의 약 38%가 이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확인·복수]
연도별 이용률은 2021년 59.9%, 2022년 60.8%, 2023년 63.3%, 2024년 61.9%, 2025년 64.8%다. 다섯 해 가운데 65%를 넘긴 해가 한 번도 없다.
반면 수요는 뚜렷하게 늘었다. 신청자는 710명(2021)→728명→1086명→1192명→1258명(2025)으로 77.2% 늘었고, 선정자도 657명→669명→1053명→1139명→1216명으로 85.1% 늘었다. 신청하는 사람은 계속 늘어나는데 이용률은 60% 언저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서미화 의원은 "단순히 부모들에게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라고 독려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돌봄 부담으로 인해 상담 받을 시간과 여건을 마련하기 어려운 부모들의 현실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담 바우처를 늘리는 데 그치지 말고 휴식·돌봄 지원 같은 이용 기반을 함께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제도가 요구하는 것
· 대상: 「장애인복지법」상 지적·자폐성 장애인으로 등록된 자녀의 부모·보호자. 부모가 함께 살지 못하는 경우 같이 사는 2촌 이내 보호자도 가능. 9세 미만으로 장애등록 전이면 발달재활서비스 의뢰서나 최근 6개월 이내 의사소견서로 대체 가능
· 금액: 월 최대 20만원(정부 바우처 16만원 + 본인부담 4천~4만원). 본인부담금은 국비·지방비나 제공기관이 대신 낼 수 없음
· 상담 방식: 회당 50~100분, 월 3~4회 이상, 12개월(필요 시 최대 12개월 1회 연장)
· 신청: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 또는 시·군·구, 복지로(www.bokjiro.go.kr) 온라인. 연중 신청
· 제공기관: 시·군·구에 등록된 장애인복지관, 사설치료실 등. 국민행복카드로 회당 결제
· 문의: 보건복지부 콜센터 129 [확인·단일 — 보건복지부 안내]
숫자를 뒤집어 보면 이 제도가 부모에게 요구하는 것이 보인다. 한 달에 서너 번, 한 번에 한 시간 안팎. 그 시간 동안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 곁에 다른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상담은 자녀를 데리고 갈 수 있는 종류의 일정이 아니다.
바우처는 월 단위로 생성되며, 제공기관은 매월 초 이용자의 바우처 생성 여부를 확인하도록 안내되어 있다. 그달에 쓰지 못한 금액이 다음 달로 이월되는지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확인 필요] 다만 생성액과 이용액의 차이가 5년 내내 35~40% 선에서 유지된다는 것은, 상담을 받지 못한 달이 특정 시기에 몰린 것이 아니라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는 뜻이다.
제주는 어디에 있나
지역별로 보면 2021년 신청·선정 상위는 경기(158명/143명)·서울(114명/102명)·전남광주(73명/70명)였고, 하위 3곳은 울산(2명/2명), 제주(7명/7명), 세종(9명/8명)이었다. 2025년 상위는 경기(401명/393명)·서울(210명/195명)·전남광주(102명/98명), 하위 3곳은 세종(9명/9명)·강원(15명/14명)·울산(17명/16명)이었다. [확인·복수]
2025년 하위 3곳에서 제주가 빠졌다는 것은 도내 신청자가 울산 수준(17명) 이상으로 늘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다만 제주의 2025년 신청·선정 인원과 실제 이용액은 공개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이 글은 여기까지만 적는다. [주의 — 하위 3곳 명단으로부터의 추론이며, 도내 실제 수치가 아니다]
상담 시간을 누가 메우나 — 제주의 조건
부모가 상담을 받는 동안 자녀 돌봄을 메울 수 있는 제도가 제주에 무엇이 있는지 보면, 이 38%가 왜 남는지 짐작할 단서가 나온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46억6868만원을 들여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과정을 이수한 장애아돌보미가 가정 등을 방문해 학습·놀이, 안전 및 신변보호, 외출·이동 등을 돕는 사업이다. 올해부터 가정별 연간 지원시간을 1080시간에서 1200시간으로 120시간 늘렸다. 대상은 18세 미만의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아동과 생계·주거를 함께하는 가정이며, 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는 무료, 초과 가정은 이용료의 40%인 시간당 5120원을 부담한다. 올해 7월 기준 도내 이용 아동은 204명, 이용 건수는 2만8227건이었다. 이 가운데 6세 이상 12세 미만이 126명(약 61.8%)으로 가장 많았고, 이용 장소로는 이동·외출이 1만5244건(약 54%)으로 절반을 넘었다. [확인·단일]
이 양육지원사업에는 두 가지 조건이 붙는다. 첫째, 장애인활동지원이나 아이돌봄서비스 등 비슷한 돌봄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면 중복 지원이 제한된다. 둘째, 이 사업의 대상이 18세 미만 아동이다.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의 부모에게는 이 사업이 적용되지 않는다.
연령 기준은 사업마다 다르다는 점을 함께 짚어 둔다. 18세 미만은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의 대상 기준이고, 장애인활동지원의 신청 자격은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라 만 6세 이상 65세 미만이다(65세 이후에도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신청 가능). [확인·단일]
부모상담지원서비스에는 자녀 연령 상한이 없다. 그렇다면 성인 발달장애인의 부모가 한 달에 서너 번 상담을 받는 동안 자녀 곁을 지킬 사람은 주간활동서비스나 활동지원에서 나와야 한다. 그 시간이 상담 제공기관의 운영 시간과 실제로 맞물리는지, 도내 주간활동·방과후활동 이용자가 몇 명이며 이용 시간이 어떻게 배분되는지는 공개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확인 필요]
· 도내 부모상담 제공기관(장애인복지관·사설치료실)은 몇 곳이며, 상담 가능 시간대는 언제인가
· 주간활동·방과후활동 이용 시간과 상담 시간대가 겹치는가, 어긋나는가
·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의 '중복 제한'이 부모상담 이용에 실제로 장애가 되는가
· 성인 발달장애인 부모가 상담 시간을 확보하는 경로는 무엇인가
세 축 가운데 가장 조용한 것
같은 열흘 사이에 발달재활서비스 대기 아동이 올해 5월 기준 5360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40.2% 늘었다는 자료(서미화 의원, 9월 7일)와, 일상돌봄서비스의 지역 격차를 짚은 자료(9월 8일)가 잇따라 공개됐다. 앞의 것은 자격이 있어도 받을 기관과 자리가 없는 '공급'의 문제이고, 뒤의 것은 사는 곳에 따라 그 공급이 달라지는 문제다. [확인·단일]
세 번째인 '도달'이 가장 조용하다. 자격도 있고 기관도 있고 돈도 나왔는데 그 시간을 낼 수 없어 닿지 않는다. 예산은 집행되지 않은 채 남고, 통계에는 '이용률 62%'로만 기록된다.
한편 9월 10일 정부가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주간활동서비스 확대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 글은 원문을 확인하지 못했다. 확대되는 낮 활동 시간이 부모상담의 '도달 조건'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는 별도로 다룬다. [확인 필요]
누가: 지적·자폐성 장애로 등록된 자녀의 부모·보호자(같이 사는 2촌 이내 보호자 포함)
어디에: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 행정시, 또는 복지로(www.bokjiro.go.kr)
언제: 연중 신청
무엇을: 회당 50~100분·월 3~4회 이상 상담, 12개월(1회 연장 가능)
얼마: 월 최대 20만원 중 정부 지원 16만원, 본인부담 4천~4만원
문의: 보건복지부 콜센터 129 · 제주발달장애인지원센터 064-803-3714
남은 확인
제주의 2025년 신청·선정 인원과 실제 이용액, 도내 부모상담 제공기관 수와 상담 가능 시간대, 주간활동·방과후활동 이용 현황이 확인되면 이 글을 갱신한다.
· 5년 바우처 생성액 81억6200만원·이용액 50억9900만원·이용률 62.1% — 확인(복수)(에이블뉴스·더인디고 9. 9. 동시 보도, 원자료는 서미화 의원실 제출 자료 하나)
· 연도별 이용률·신청자·선정자 증감 — 확인(복수)
· 2021년 제주 신청 7명·선정 7명, 2025년 하위 3곳(세종·강원·울산) — 확인(복수)
· 2025년 제주 신청·선정 인원 — 공개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음(하위 3곳 명단에서 빠진 것은 확인)
· 제도 내용(월 최대 20만원·정부 16만원·회당 50~100분·월 3~4회·12개월) — 확인(단일)(보건복지부 안내)
· 제주 장애아가족 양육지원 46억6868만원·연 1200시간·7월 기준 204명·2만8227건 — 확인(단일)(제주도 발표 인용 보도)
· 발달재활서비스 대기 아동 5360명(2026. 5. 기준)·전년 말 대비 40.2% 증가 — 확인(단일)(서미화 의원 자료, 9. 7.)
· 장애인활동지원 신청 자격 만 6세 이상 65세 미만 — 확인(단일)(보건복지부 안내, 법 제5조 원문 미대조)
· 도내 주간활동·방과후활동과 상담 시간대의 관계 — 확인 필요
·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추진방안(9. 10.) — 확인 필요(원문 미확인)
※ 자료 출처: 더인디고(2026. 9. 9.) · 에이블뉴스(2026. 9. 9.) · 보건복지부 발달장애인 부모상담지원 안내 · 제주팟닷컴(2026. 9. 8., 제주도 발표 인용). 잘못된 내용이 확인되면 지우지 않고 [정정] 표시와 날짜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