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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정보

서명을 못 하면 통장을 만들 수 없나

「창구에서 막혔다면」 ① 발성·필기가 어려운 이용자의 금융 업무
제도적으로 열려 있는 길과, 창구에서 막히는 지점을 나누어 정리했습니다

남명우 | 입력 2026. 9. 10.

목소리를 낼 수 없고 손으로 글씨를 쓸 수 없는 사람은 은행 업무를 볼 수 없는가. 9월 9일 알려진 한 진정 사건이 이 질문을 다시 꺼냈다. 시설과 복지관에서 이용자 계좌나 법인 계좌를 다루다 보면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이 글은 「창구에서 막혔다면」 첫 회로, 서명을 대신할 수 있는 제도로 무엇이 있고 어디까지가 확인되며 어디부터가 은행마다 다른 영역인지를 나누어 정리한다.

먼저 밝혀 둡니다
이 글은 공개된 자료를 정리한 정보 안내이며, 법률 자문이나 금융 자문이 아닙니다. 아래 방법이 모든 은행·모든 업무에서 그대로 통용된다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실제 거래 전에는 해당 지점과 필요한 경우 법률 전문가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한국폼페병환우회(공동대표 장유미·김동호)는 9월 7일 A은행을 방문해 단체 계좌의 주소·전화번호·대표자 정보 변경을 요청했다가 정당한 편의 제공을 거부당했다며, 다음 날인 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내용이다. [확인·단일]

김동호 공동대표는 기관절개로 음성을 낼 수 없고 사지 근육마비로 손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환우회에 따르면 은행이 본인확인 방법으로 제시한 것은 '유선통화를 통한 음성 확인'과 '자필 서명이 된 위임장' 두 가지였다. 두 가지 모두 불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앞서 행정기관에서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을 때 활용했던 영상통화 본인확인이나 전자서명 같은 대체 수단이 가능한지 물었으나 '규정상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반복됐다고 한다. 같은 업무로 방문한 다른 금융기관에서는 대체 절차를 안내받았다는 것이 환우회의 설명이다. [확인·단일 — 환우회 측 설명이며, 은행 측 입장은 공개된 것이 없다]

환우회는 재발 방지를 위한 시정권고와 함께, 발성·필기 장애가 있는 고객을 위한 대체 본인확인 및 서명 절차 마련, 관련 직원 교육을 요구했다. 김 공동대표는 "중증와상 상태의 장애인이라도 단체를 대표하고 행정·금융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 일을 계기로 더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규정상 불가능'은 맞는 말인가

금융기관이 대체 수단을 두는 것을 금지하는 법령은 확인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 방향의 자료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 5월 고령층·장애인 금융 이용 개선 방안을 안내하면서 "신용카드는 본인이 신청하여야 하나, 신청서 작성·서명이 어려운 장애인 등은 대체수단(음성·화상통화 등)을 통해 카드신청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자료에는 법원의 후견정보를 금융회사와 공유해 피후견인에 대한 불합리한 금융이용 제한 관행을 해소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확인·단일]

2025년 4월 15일에는 금융위가 '장애인 금융접근성 제고 전략과 방안'을 발표해, 시각장애인이 요청하면 모든 은행이 점자 서류나 음성변환 계약서류를 제공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텍스트 상담 서비스를 전 은행권으로 확대하며, 업권별 장애인 응대매뉴얼의 장애 유형을 세분화해 상황별 응대 요령을 구체화하겠다고 했다. [확인·단일]

다만 두 자료 모두 '서명이 어려운 사람의 계좌 정보 변경'을 정면으로 다룬 규정은 아니다. 2019년 자료는 신용카드 신청에 관한 것이고, 2025년 방안은 시각·청각·발달장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발성과 필기가 동시에 어려운 지체·신경 손상에 대한 표준 절차가 은행권에 마련되어 있는지는 공개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확인 필요]

법률로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7조가 "금융상품 및 서비스의 제공자는 금전대출, 신용카드 발급, 보험가입 등 각종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제공에 있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을 제한·배제·분리·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다. 이번 진정은 이 조항의 적용 여부를 인권위가 판단해 달라는 것이다. [확인·단일]

서명을 대신할 수 있는 네 가지 길

아래는 제도적으로 존재하는 방법을 정리한 것이다. 적용 여부와 필요 서류는 은행·업무 종류마다 다르므로, 반드시 해당 지점에 미리 확인해야 한다.

① 인감 — 서명 대신 도장
자필 서명이 어려워도 인감(도장)은 쓸 수 있습니다. 은행 거래에서 서명과 인감은 오래전부터 함께 쓰여 온 방식입니다.
· 필요한 것: 인감도장, 인감증명서(주소지 읍·면·동에서 발급)
· 인감보호를 신청해 둔 경우, 질병 등으로 입원해 직접 방문할 수 없으면 담당 공무원이 방문해 본인 의사를 확인한 뒤 인감보호를 해제하는 절차가 「인감증명법 시행령」에 있습니다. 대리인이 인감보호해제 방문확인 신청서와 증명서류를 입원 시설 관할 읍·면·동에 제출합니다. [확인·단일 — 조문 원문 미대조]
· 한계: 인감증명서 발급 자체를 위해 관공서 절차를 한 번 더 거쳐야 합니다.
② 위임 — 대리인이 창구에 가는 방법
· 일반적으로 위임장, 위임인의 인감증명서(또는 본인서명사실확인서), 위임인·대리인의 신분증이 요구됩니다.
· 자필 서명이 어려우면 위임장에 인감을 날인하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사례처럼 은행이 '자필 서명이 된 위임장'을 고수하면 이 길이 막힙니다. 위임장 서식과 서명·날인 요건은 은행마다 다르므로 사전 확인이 필수입니다.
· 한계: 계좌 개설, 대표자 변경 등 일부 업무는 대리 자체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확인 필요]
③ 후견 — 법원이 정하는 지원자
·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이 있고, 후견등기사항증명서로 권한을 증명합니다.
· 특정후견은 필요한 사무(예: 특정 금융거래)에 한정해 지원자를 정할 수 있어, 본인의 의사결정 권한을 전면적으로 제한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 금융위는 2019년 자료에서 법원 후견정보를 금융회사와 공유해 피후견인에 대한 불합리한 금융이용 제한 관행을 해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확인·단일]
· 한계: 법원 절차에 시간과 비용이 들고, 의사결정 능력에 문제가 없는 신체적 장애인에게는 적절한 방법이 아닐 수 있습니다. 말하지 못하고 쓰지 못하는 것과 판단하지 못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④ 비대면·전자 절차 — 은행마다 다른 영역
· 영상통화 본인확인, 전자서명, 텍스트 상담, 태블릿 서명, 직원 출장 방문 등이 은행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어떤 은행이 어떤 업무에 이를 허용하는지는 공개된 통합 자료가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번 사례에서도 A은행은 거부했고 다른 금융기관은 안내했습니다. [확인 필요]
· 실무 조언: 한 은행에서 막혔다고 모든 은행에서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창구에 가기 전, 전화로 확인할 다섯 가지

시설·복지관 실무자와 가족이 헛걸음을 줄이기 위해 방문 전에 지점에 물어볼 항목이다.

1. 이 업무(계좌 개설·정보 변경·대표자 변경 등)에 본인 방문이 필수인가, 대리가 가능한가.
2. 본인이 자필 서명을 할 수 없는 경우 인감 날인, 무인, 태블릿 서명 중 무엇을 인정하는가.
3. 본인이 음성으로 답할 수 없는 경우 영상통화, 문자, 문자판·의사소통 보조기기 사용, 직원 방문 중 어떤 방식이 가능한가.
4. 위임장 서식이 정해져 있는지, 서명 대신 날인이 가능한지, 인감증명서 발급일 기준(예: 3개월 이내)은 어떻게 되는지.
5. 이 지점에서 처리가 어렵다면 어느 지점이나 부서로 문의하면 되는지 — 본점 소비자보호 담당 부서를 물어 두면 도움이 된다.

통화한 날짜, 담당자, 안내받은 내용을 적어 두면 창구에서 다른 이야기가 나올 때 근거가 된다.

그래도 막혔다면

기록이 먼저다. 날짜와 시간, 지점명, 응대 직원, 요구받은 서류, 거부 사유로 들은 표현을 그대로 적어 둔다. '규정상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면 어떤 규정인지 물어보고, 답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도 기록한다.

그다음 순서로 열려 있는 길은 세 가지다.

· 해당 은행 소비자보호 부서 — 지점에서 거부된 사안이 본점 판단으로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br>
· 금융감독원 금융민원 — 국번 없이 1332.<br>
·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 국번 없이 1331.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과 시정권고를 구할 수 있다. 진정 기한과 방법은 인권위에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이용 안내 — 연락처
금융감독원 금융민원: 1332(국번 없이)
국가인권위원회: 1331(국번 없이)
장애인차별상담전화 에이블콜: 1577-1330
※ 상담 전에 날짜·지점·담당자·요구받은 서류·거부 사유를 정리해 두면 진행이 빠릅니다.

남은 확인

이 글이 확인하지 못한 것은 세 가지다. 첫째, 은행권 장애인 응대매뉴얼에 발성·필기가 동시에 어려운 고객에 대한 표준 절차가 있는지. 둘째, 각 은행이 영상통화 본인확인을 어떤 업무까지 허용하는지. 셋째, 이번 진정에 대한 인권위의 판단이다. 확인되는 대로 이 글에 반영한다.

판정형 팩트체크
· 한국폼페병환우회 인권위 진정(9. 8. 제출, 9. 9. 보도) — 확인(단일)(에이블뉴스 9. 9. 원문 대조)
· 은행이 음성 확인·자필 서명 위임장만 요구했다는 내용 — 확인(단일)(환우회 측 설명, 은행 입장은 공개된 것이 없음)
· 금융위 2019년 "서명이 어려운 장애인 등에 대체수단(음성·화상통화 등) 허용" — 확인(단일)(정책브리핑 2019. 5. 17., 신용카드 신청에 관한 내용)
· 금융위 '장애인 금융접근성 제고 전략과 방안'(2025. 4. 15.) — 확인(단일)
·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7조 조문 — 확인(단일)(법령 원문 사이트 자동 접근 제한으로 조문 데이터베이스로 확인)
· 인감증명법 시행령의 인감보호해제 방문확인 절차 — 확인(단일)(조문 원문 미대조)
· 은행권 표준 대체 절차의 존재 여부 — 확인 필요
· 인권위 판단 — 확인 필요(진정 접수 단계)

※ 자료 출처: 에이블뉴스(2026. 9. 9.)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금융위원회(2019. 5. 17.) · 에이블뉴스(2025. 4. 15., 금융위 발표 인용). 잘못된 내용이 확인되면 지우지 않고 [정정] 표시와 날짜를 남깁니다.

글씨를 못 써도 은행 일을 볼 수 있어요

목소리를 낼 수 없고 손으로 글씨를 쓸 수 없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 사람도 통장을 만들고 은행 일을 볼 수 있어야 해요.

9월에 한 단체가 은행에 갔어요. 단체 통장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바꾸려고 했어요. 그런데 은행은 "전화로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손으로 이름을 쓰세요" 두 가지만 하라고 했어요.

이 단체의 대표는 목에 구멍을 내는 수술을 해서 목소리를 낼 수 없어요. 손도 움직일 수 없어요. 그래서 "영상통화로 얼굴을 보여드리면 안 될까요?"라고 물었어요. 은행은 "규정상 안 됩니다"라고만 했어요.

다른 은행에서는 다른 방법을 알려줬어요. 그래서 이 단체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이건 차별인지 봐 주세요"라고 신청했어요.

서명 대신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 도장(인감)을 찍는 방법
-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방법(위임)
- 법원이 도와줄 사람을 정해 주는 방법(후견)
- 영상통화나 전자서명 같은 방법

은행마다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달라요. 그래서 은행에 가기 전에 전화로 먼저 물어보는 것이 좋아요.

거절당하면 이렇게 하세요

언제, 어느 은행, 누가, 왜 안 된다고 했는지 적어 두세요. 그리고 금융감독원(1332)이나 국가인권위원회(1331)에 전화하세요.

어려운 말 풀이

본인확인
은행에서 "정말 본인이 맞나요?"를 확인하는 절차
인감
관공서에 미리 등록해 둔 도장. 서명 대신 쓸 수 있어요
위임
내 일을 다른 사람에게 대신 해 달라고 맡기는 것
후견
법원이 정해 준 사람이 재산 관리 같은 일을 돕는 제도
진정
"이건 차별인 것 같으니 살펴봐 주세요"라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신청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