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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정보

돈은 왔는데 사람이 없었다

학대피해아동 거점심리지원팀, 제주 인력 0명
국비 5491만 6000원은 한 푼도 쓰이지 못했다. 그 사이 도움이 필요했던 아이가 몇 명인지는 정부도 모른다

남명우 | 입력 2026. 9. 22.

학대를 겪은 아이 가운데 상태가 무겁고 복잡한 경우,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학대피해아동쉼터가 직접 감당하기 어렵다. 그런 아이와 학대행위자, 가족에게 전문적인 심리서비스를 제공하라고 만든 것이 거점심리지원팀이다. 2022년에 시작했다.

2026년 6월 기준 제주의 거점심리지원팀 인력은 0명이다. 충북과 전북도 같다. 제주는 2023년에 1명이 배치된 것을 빼면 사실상 내내 비어 있었다.

그리고 2025년 거점심리치료센터 운영 국비 5491만 6000원을 받고도 한 푼도 쓰지 못했다. 집행률 0%다. [확인·복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를 9월 21일 공개하면서 드러난 내용이다.

전국의 모양

거점심리지원팀 인력(2026. 6. 기준)
· 전국 17개 시·도 현원 37명 / 정원 51명 — 14명 부족
· 지난해 말 결원 8명 → 반년 만에 14명
· 연도별 현원: 2022년 33 → 2023년 44 → 2024년 40 → 2025년 43 → 2026년 6월 37명
· 2022년~2026년 6월 퇴사자 57명 — 현재 정원(51명)보다 많다
· 사업 시작 이후 단 한 해도 정원을 채운 적이 없다. 5년 내내 정원을 채운 곳은 서울·인천 두 곳뿐
· 심리치료 실적: 2023년 4471회 → 2024년 3959회 → 2025년 3867회(2년 연속 감소)
· 집행률이 낮은 다른 지역: 전북 48.8% · 경북 55.7% · 부산 64.6% · 충남 69.2%

복지부는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이유로 보수를 들었다. "민간 대비 보수 수준이 열악해 신규 채용이 어렵고, 기존 종사자 중에서도 중도 퇴사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확인·복수]

한편 복지부가 운영지침으로 정하는 권고 연봉은 2024년부터 3년째 팀장 5500만 원, 정신건강임상심리사 3700만 원, 임상심리사 3100만 원으로 같다. 같은 기간 최저임금은 4.7% 올랐다. 두 사실을 나란히 적어 둔다. [확인·복수]

지난해 10월 아동복지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거점심리지원팀의 역할과 자격 기준이 마련됐다. 자리의 정의는 생겼고, 그 자리에 앉을 사람의 처우는 그대로다. [확인·단일]

세어지지 않은 공백

이 기사에서 가장 무거운 대목은 인력 숫자가 아니다.

의원실 확인 결과, 복지부는 거점심리지원팀이 없던 지역에서 치료가 필요한 아동이 몇 명이었는지, 그 가운데 몇 명이 지원을 받지 못했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확인·복수]

즉 제주에서 지난 몇 해 동안 고난도 심리지원이 필요했던 아이가 몇 명인지, 그 아이들이 어디로 갔는지를 보여 주는 숫자가 정부에 없다. 공백이 있었다는 것은 알지만, 그 공백이 얼마나 큰지는 아무도 모른다.

세어지지 않은 것은 문제로도 잡히지 않는다. 다음 해 예산을 짤 때 "제주에 얼마나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댈 근거도 그만큼 없다.

장애아동은 어디에 있나

거점심리지원팀이 맡는 '고난도' 사례에는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아동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아이의 심리 상태를 평가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일은, 정확히 전문 인력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내 장애아동의 학대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하려 했다. 공개된 자료에서 찾지 못했다. 아동학대 통계는 시·도별로 공개되고 장애 여부도 전국 단위로 집계되지만, 두 가지를 겹친 수치 — 제주의 장애아동 학대 신고·판단 건수 — 는 공개 통계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확인 필요]

대신 확인된 제주의 숫자는 이렇다. [확인·단일]

제주 아동학대(통계청·경찰 집계)
· 피해아동 수: 2021년 747명 · 2022년 424명 · 2023년 499명
· 피해아동 발견율: 인구 1000명당 4.54명
· 2023년 신고 844건 중 신고의무자 194건(초·중·고 교직원 85건 43.8%, 아동복지 전담 공무원 33건 17.0%)
· 비신고의무자 650건(76%) — 이 가운데 부모 245건(37.7%), 아동 본인 236건(36.3%)
· 경찰 112신고: 2022년 528건 · 2023년 478건 · 2024년 480건

여기서 한 가지를 짚어 둔다. 아래는 확인된 수치에서 끌어낸 해석이며, 별도로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제주에서 아동학대 신고의 36.3%는 아동 본인이 했다. 발견 경로에서 본인 신고가 차지하는 몫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그런데 말이나 글로 자기 피해를 설명하기 어려운 아동 —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아동이 여기 포함된다 — 은 이 경로로 들어오지 못한다. 발견이 가장 어려운 아이들이, 발견된 뒤 갈 곳도 비어 있는 셈이다.

이 매체가 9월 12일에 전한 소식과도 이어진다. 전국 아동복지시설 입소 아동 1만 1674명 가운데 2068명(17.7%)이 경계선지능 아동이었다. 지능지수 71~84 사이로 분류돼 지적장애 등록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아, 장애인 복지·교육 지원 체계 바깥에 놓여 온 아이들이다. [확인·단일]

등록된 장애아동과, 등록 기준에 닿지 않아 제도 밖에 있는 아동. 양쪽 모두 학대 피해 이후 전문적인 심리지원이 필요할 때 제주에서 찾아갈 거점심리지원팀은 없었다.

공개되지 않은 것

이 글은 공개 자료만으로 쓰였다. 아래는 확인되지 않아 답하지 못한 항목이다. 제주도와 관계 기관이 공개하면 그날 채울 수 있다.

남은 질문
㉠ 제주 거점심리지원팀의 소속 기관과 정원 — 아동보호전문기관 소속인지 별도 센터인지
㉡ 최근 3년 채용 공고 횟수와 지원자 수 — 지원자가 없었는지, 있었는데 오지 않았는지
㉢ 2025년 국비 5491만 6000원의 처리 — 반납했는지 이월했는지
㉣ 인력이 없는 동안 도내 고난도 피해아동을 어디로 연계했는지 — 도외 기관인지, 민간 병·의원인지, 연계 없이 종결했는지
㉤ 도내 장애아동 학대 신고·판단 건수(최근 3년)와 그중 심리치료로 연계된 건수
㉥ 2026년 채용 계획과 올해 국비 집행 상황

팩트체크

· 제주 거점심리지원팀 인력 0명(2026. 6. 기준), 충북·전북 동일 — 확인(복수)(서미화 의원실 보건복지부 제출자료, 9. 21. 공개)
· 제주 2025년 국비 5491만 6000원 전액 미집행 — 확인(복수)
· 전국 현원 37명/정원 51명, 퇴사자 57명, 연도별 현원, 심리치료 실적 감소 — 확인(복수)
· 권고 연봉 3년 동결과 최저임금 4.7% 인상 — 확인(복수). 두 사실을 나란히 적었을 뿐 인과를 단정하지 않았다
· 복지부가 공백 규모(필요 아동 수·미지원 아동 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 확인(복수)(의원실 확인 내용)
· 2025년 10월 아동복지법 시행령 개정으로 역할·자격 기준 마련 — 확인(단일). 개정 조문 원문은 대조하지 못함
· 제주 피해아동 수·발견율·신고 경로 구성 — 확인(단일)(통계청 자료 인용 보도, 2025. 11. 18.). 2023년 기준이 최신이며 이후 수치는 확인되지 않음
· 경찰 112신고 건수(2022~2024) — 확인(단일)
· 아동복지시설 경계선지능 17.7% — 확인(단일)(2025년 12월 말 기준, 9. 11. 공개)
· 도내 장애아동 학대 통계 — 확인 필요. 시·도별 아동학대 통계와 전국 단위 장애 여부 통계는 있으나, 두 가지를 겹친 제주 수치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음
· "본인 신고가 어려운 아동은 발견 경로에서 빠진다"는 대목 — 본 글의 해석이며 별도로 확인된 사실이 아님
· 제주 거점심리지원팀의 소속 기관·정원·채용 이력, 국비 처리 방식, 연계 경로 —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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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글로 읽기

학대를 당한 아이 중에는 마음을 많이 다친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 아이를 도와주는 전문가 팀이 있습니다. '거점심리지원팀'이라고 합니다.

제주에는 그 사람이 없습니다

2026년 6월을 기준으로, 제주에서 이 일을 하는 사람은 0명입니다.

제주는 2023년에 딱 1명이 있었고, 그 뒤로는 계속 비어 있었습니다.

돈은 왔습니다

2025년에 나라에서 제주로 5491만 6000원을 보냈습니다. 이 일을 하라고 준 돈입니다.

그런데 한 푼도 쓰지 못했습니다. 일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몇 명이 도움을 못 받았을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정부도 "제주에서 도움이 필요했던 아이가 몇 명인지" 모른다고 했습니다.

세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는요?

제주에서 아동학대 신고를 한 사람 중에 아이 본인이 직접 신고한 경우가 36.3%였습니다. 꽤 많습니다.

그런데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아이는 어떨까요?

스스로 신고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면 어른이 알아차려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알아차린 뒤에는 도와줄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 제주에는 그 사람이 없습니다.

무엇을 물어야 할까요

- 제주에 이 일을 할 사람을 몇 명 뽑기로 했나요?
- 사람을 구하는 공고를 몇 번 냈나요?
- 못 쓴 돈은 돌려줬나요, 다음 해로 넘겼나요?
- 그동안 아이들은 어디로 보냈나요?

어려운 말 풀이

- 거점심리지원팀: 마음을 크게 다친 학대 피해 아이를 돕는 전문가 팀이에요.
- 아동보호전문기관: 학대당한 아이를 돕는 기관이에요.
- 국비: 나라에서 주는 돈이에요.
- 집행: 받은 돈을 실제로 쓰는 것이에요.
- 신고의무자: 학대를 알게 되면 꼭 신고해야 하는 사람이에요. 선생님, 의사, 사회복지사 같은 사람들이에요.
- 경계선지능: 지능지수가 장애 기준보다는 높지만 평균보다 낮아서, 배우고 관계 맺는 데 도움이 필요한 상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