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장애인활동지원 예산이 3조 1508억 원으로 편성됐다. 올해 2조 8164억 원에서 3344억 원(11.9%) 늘어 처음으로 3조 원을 넘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 관련 일반회계 6조 6189억 원의 47.6%, 거의 절반이다. [확인·단일]
9월 29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복지부 장애인정책국과 장애계의 정책소통 간담회가 열렸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주관으로 23개 단체가 참여했고 18개 단체가 47건의 정책질의를 냈다.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린 곳은 장애인서비스과 소관이었고, 그 자리에서 매년 반복돼 온 과제로 활동지원사 미연계, 단가 인상, 가산급여 확대가 다시 제기됐다. [확인·복수]
예산은 역대 최대인데 쟁점은 그대로다. 왜 그런지를 숫자로 따라가 본다.
'미연계'가 무엇인가
활동지원은 자격 심사를 거쳐 시간(급여)을 받는 제도다. 그런데 시간을 받았다고 서비스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그 시간에 실제로 와 줄 활동지원사를 기관이 연결해 주어야 비로소 쓸 수 있다.
연결이 되지 않는 상태가 '미연계'다. 급여는 통장에 찍혀 있는데 쓸 사람이 없는 상태라고 이해하면 가깝다.
· 자격 — 활동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인정받았는가
· 급여 — 월 몇 시간을 받았는가
· 연계 — 그 시간에 올 활동지원사가 실제로 정해졌는가
예산과 대상자 수는 앞의 둘을 늘린다. 세 번째는 예산을 늘린다고 저절로 따라오지 않는다.
전국에서는 얼마나 되나
공개된 자료 가운데 미연계 규모를 직접 보여 주는 것은 2024년 국정감사 자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의원이 복지부에서 받은 자료로, 2년 전 수치임을 먼저 밝혀 둔다. [확인·단일]
· 급여를 받고도 6개월 이상 쓰지 않은 사람 3387명 가운데 2782명이 조사에 응답
· 그중 2508명이 조사 시점에도 이용하지 않고 있었다
· 미이용 사유 1위가 활동지원사 미연계 — 900명(35.89%)
미연계 세부 사유
· 필요한 시간에 제공할 활동지원사 부족 — 260명
· 필요한 유형의 서비스를 제공할 활동지원사 부족 — 189명
· 발달장애인의 특성으로 인한 활동지원사 기피 — 179명(19.89%)
※ 공개된 세 항목의 합은 628명으로, 미연계 900명 전부를 설명하지는 않는다. 나머지 272명의 사유는 공개된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세 번째 항목에서 멈추게 된다. 미연계 사유의 약 5분의 1이 '발달장애인이라서'다. 시간이 안 맞아서도, 지역이 멀어서도 아니고, 이용자가 누구인지 때문에 연결되지 않은 경우다.
주간이용시설과 복지관에서 만나는 이용인 상당수가 바로 이 집단이다. 이 숫자는 다른 지역 이야기가 아니다.
제주는 몇 명인가
이 질문에 답하려 했다. 공개된 자료에서 찾지 못했다.
그리고 찾지 못한 이유가 같은 2024년 자료에 적혀 있다. 활동지원은 민간 활동지원기관과 활동지원사가 근로계약을 맺는 구조이고, "각 지역별 서비스 미연계 현황이나 활동지원사의 시급 및 근속연수 등 활동 현황에 대한 세부자료는 고용노동부 및 지자체가 관리하고 있어 복지부가 모두 파악하기 힘든 실정"이라는 것이다. [확인·단일]
즉 제주에 미연계가 몇 명인지는 자료를 안 찾아서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 숫자를 한곳에서 들고 있는 기관이 없어서 모르는 것에 가깝다.
3조 1508억 원을 쓰는 제도에서, 그 돈이 닿지 않은 사람이 지역별로 몇 명인지를 정부가 집계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매체는 9월 22일에도 비슷한 구조를 전했다. 학대피해아동 거점심리지원팀의 제주 인력이 0명인데, 복지부는 그 공백으로 지원받지 못한 아동이 몇 명인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공백은 알지만 크기는 모르는 상태가 제도마다 반복된다.
내년 예산이 바꾸는 것, 바꾸지 않는 것
· 예산 2조 8164억 원 → 3조 1508억 원(+3344억 원, 11.9%)
· 지원 대상 14만 명 → 14만 9000명(9000명 확대)
· 급여 단가 시간당 1만 7270원 → 1만 7960원(4% 인상, +690원)
같은 예산안에서 줄어든 항목
·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 122억 원 → 112억 원(−8.2%)
· 장애인보조기기지원 54억 원 → 48억 원(−10.3%)
· 장애인복지시설 기능보강 288억 원 → 170억 원(−40.9%)
대상 9000명 확대와 단가 4% 인상은 자격과 급여를 늘리는 조치다. 연계를 늘리는 조치인지는 다른 질문이다.
단가 인상분이 활동지원사의 임금으로 얼마나 가는지도 자동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급여 단가는 기관 운영비와 활동지원사 임금으로 나뉘고, 임금은 지역과 기관에 따라 따로 책정된다. 일부 기관은 주휴수당·시간외수당 등을 포함한 포괄임금 방식으로 지급한다는 내용도 2024년 자료에 담겼다. [확인·단일]
간담회에서 이고운 장애인서비스과장은 현장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최중증 발달장애인 돌봄체계의 조속한 안착과 활동지원 종사자 처우 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확인·복수]
기관에서 지금 할 수 있는 것
연계는 기관의 성의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다만 기록은 남길 수 있다.
· 이용인별 연계 요청일과 연계 성사일 — 그 사이의 날수가 곧 대기 기간이다
· 연계가 되지 않은 경우의 사유(시간대·유형·거리·기피 등)를 기관의 분류로 남기기
· 요청했으나 거절된 횟수와 거절 사유
· 야간·주말·단시간 등 연계가 특히 어려운 시간대의 분포
이 기록은 지금 당장 누가 요구하지 않더라도, 도나 국회가 지역별 실태를 물을 때 현장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자료가 된다. 전국 집계가 없다는 것은, 뒤집으면 기관의 기록이 곧 근거가 된다는 뜻이다.
공개되면 확인할 수 있는 것들
㉡ 도내 미연계 인원과 평균 대기 기간
㉢ 도내 활동지원 제공기관 수와 활동지원사 수, 읍면 지역 분포
㉣ 2027년 대상 확대 9000명 가운데 제주 배정 규모
㉤ 미연계 사유별 분류를 지자체가 집계하고 있는지, 집계한다면 공개 여부
㉥ 단가 인상분이 활동지원사 임금에 반영되는 비율
팩트체크
· 9월 29일 간담회 개최·참여 규모(23개 단체·47건 질의·5개 과 1개 팀)와 미연계·단가·가산급여가 주요 과제로 제기된 사실, 이고운 과장 발언 — 확인(복수)(9. 30. 보도 2건)
· 간담회 보도에는 미연계 인원 수치가 없다. 아래 수치는 별도 자료다
· 장기 미이용자 3387명·응답 2782명·미이용 2508명, 미연계 900명(35.89%), 세부 사유(260·189·179명) — 확인(단일)(백종헌 의원실 복지부 제출자료, 2024. 9. 공개). 2년 전 수치이며 현재 상태와 다를 수 있다
· 세부 사유 3항목의 합은 628명으로 미연계 900명과 272명 차이가 난다. 보도에 공개된 항목이 전부가 아닌 것으로 보이며, 이 글은 세 항목을 전체 내역이 아니라 공개된 일부로 표기했다
· "지역별 미연계 현황은 고용노동부·지자체가 관리해 복지부가 모두 파악하기 힘들다" — 확인(단일)(같은 2024년 자료). 이후 집계 체계가 바뀌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 자립생활지원·보조기기·기능보강 감액 — 확인(단일)(같은 예산안 보도)
· 제주의 미연계 인원·대기 기간 — 확인 필요.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음
· 도내 활동지원 이용자·제공기관·활동지원사 수 — 확인 필요
· 미연계 60일 이상일 때 가족에 의한 활동지원(가족급여)을 신청할 수 있다는 요건 — 확인 필요(관련 언급을 확인했으나 고시·지침 원문을 대조하지 못해 본문에서 쓰지 않았다)
· 2026년 활동지원 예산액은 자료에 따라 2조 8164억 원과 2조 8102억 원으로 다르게 적힌 경우가 있다 — 이 글은 2027년 예산안 사업설명자료를 분석한 보도의 2조 8164억 원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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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글로 읽기
장애인이 혼자 하기 어려운 일을 도와주는 사람을 활동지원사라고 합니다.
돈은 많아졌어요
내년에 나라가 이 일에 쓰는 돈이 3조 1508억 원이 됩니다.
처음으로 3조 원을 넘었습니다. 올해보다 3344억 원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나라에서 "당신은 한 달에 몇 시간 도움을 받으세요" 하고 정해 줍니다.
그런데 올 사람이 없으면 그 시간을 못 씁니다.
이것을 '미연계'라고 합니다.
얼마나 많을까요?
6개월 넘게 도움을 못 받은 사람들에게 이유를 물었습니다.
10명 중 3~4명이 "올 사람이 없어서"라고 답했습니다. (900명)
그중에서 179명은 "발달장애가 있어서 사람들이 꺼린다"는 이유였습니다.
제주는 몇 명일까요?
모릅니다.
제주에 몇 명인지 알려 주는 자료가 없습니다.
나라에서도 "지역별로는 우리가 다 알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기관에서 할 수 있는 일
우리 기관에서 적어 두면 됩니다.
- 언제 사람을 구해 달라고 했는지
- 언제 구해졌는지
- 안 구해졌으면 왜 안 됐는지
나라에 자료가 없으니까, 우리가 적어 둔 것이 유일한 자료가 됩니다.
어려운 말 풀이
- 활동지원사: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돕는 일을 하는 사람이에요.
- 급여: 여기서는 돈이 아니라 "받을 수 있는 시간"을 뜻해요.
- 미연계: 시간은 받았는데 올 사람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예요.
- 단가: 한 시간 일할 때 나라가 쳐 주는 돈이에요.
- 정부안: 아직 국회에서 정하지 않은, 정부가 내놓은 계획이에요.